기준금리는 말 그대로 통화정책의 기준이 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지표입니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에 풀리는 돈이 늘어나며 경기도 활성화합니다. 많은 사람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발표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물가와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이자율을 조정해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조절하는 '통화정책'을 주관합니다. 매해 8번의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1. 세상의 중심에서 동결을 외치다
1) 꼼짝 않는 기준금리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 연준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기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습니다. 작년 9월, 11월, 12월에 이은 4 연속 금리 동결입니다. 더 확실한 물가 안정의 신호가 올 때까지 금리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준 산하의 위원회입니다. 연준의 이사회를 구성하는 이사들과 연방준비은행의 총재들이 모여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합니다. 매년 1.5개월마다 한 번씩, 연 8번의 회의를 거쳐 금리 조정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2) 긴축 문 닫아요
이번 FOMC 성명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추가 긴축에 관한 문구(any additional policy firming)가 삭제됐다는 겁니다. 그동안 연준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메시지를 계속 내왔습니다. 이제 긴축 논의의 문을 닫고,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은 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전환한 것입니다.
3) 금리 인하는 조심스럽게
실제로 연준은 올해 안에 기준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금리 인하를 하긴 하되, 서두르진 않을 거란 입장입니다. 예상대로 인플레이션이 잠잠해지고, 경기가 진정된다는 전제하에 정책 전환(금리 인하)을 시사한 겁니다.
2. 물 건너간 3월 금리 인하
1) 다가올 봄을 기대했건만
이번 회의의 최대 관심사는 오는 3월 금리 인하 여부였습니다. 지난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자, 시장에선 3월부터 조기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퍼졌습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다음 3월 회의 때까지 금리를 내릴지 확신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2) 5월로 미룰 수밖에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5월이나 6월로 미뤄졌습니다. 3월 이후의 FOMC 회의는 4월 30일~5월 1일, 6월 11일~12일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번 FOMC 회의 이후 시장에서 예측하는 5월 금리 인하 확률은 92%까지 올랐습니다.
3) 왜 이렇게 뜸 들일까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정하는 이유는 ‘라스트 마일(마지막 단계) 리스크’를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혹여 성급하게 금리를 내렸다가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해 왔던 긴축 정책의 효과가 무위로 돌아갈까 걱정인 것입니다. 만약 물가가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갑자기 경기가 활발해지며 물가가 치솟을 수 있습니다.
3. 주식시장의 반응
1) 뚝 떨어진 미국 증시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들자, 미국 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미국 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0.82%), S&P500(-1.61%), 나스닥(-2.23%) 모두 고개가 꺾였습니다.
2) 불난 집에 붓는 빅테크 기름
조기 금리 인하가 물 건너가고, 그간 미국 증시 랠리를 주도해 온 빅테크 기업의 실적도 기대에 못 미치며 미국 증시의 낙폭은 더욱 커졌습니다. 최근 AI 열풍을 타고 고공 행진하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 등 기술주의 주가는 약 2%가량 하락했습니다.
3) 예상 밖 국내 증시
한숨 일색인 미국 증시와 달리, 지난 1일 국내 증시의 상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 코스피는 하락 출발했지만, 6년 만에 반도체 수출액이 최고치를 찍는 등 수출 지표가 개선됐다는 발표에 1.82% 상승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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