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과열된 미국 노동시장은 물가 상승 주범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10월과 11월, 고용 지표가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물가가 잡히고 금리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하지만 12월 고용지표 발표와 함께 기대가 한 방에 무너졌습니다.
1. 탄탄한 미국 고용시장
1) 일자리 늘어
식어가던 미국 고용시장의 열기가 또다시 타올랐습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5일 발표한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1만 6,000건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인 17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실업률도 전문가 전망치인 3.8%보다 낮은 3.7%를 기록했습니다.
2) 임금, 물가보다 빨리 올라
높은 임금 인상률도 돋보입니다. 미국의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올랐는데요.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앞질렀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3) 고용과 금리의 관계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고용 지표에 주목하는 이유는 노동시장의 공급 부족이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일할 사람이 부족하면 기업은 임금을 올려서라도 사람을 구해야 하고, 임금이 오르면 자연스레 물가도 따라 오르죠. 치솟는 물가를 잡으려는 연준엔 노동시장 과열이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습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미국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물가와 고용 안정을 위해 노력합니다. 특히 이자율을 조정해 시중에 풀린 통화량을 조절하는 '통화정책'을 주관합니다. 매해 8번의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합니다.
2. 금리 인하, 미뤄지나?
1) 물가 안정이 우선
이번처럼 고용시장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 연준은 물가가 내릴 것이라고 안심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빠른 시간 안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줄어듭니다. 고용 과열 완화가 필요하다고 수차례 강조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이런 맥락에서 읽어볼 수 있습니다.
2) 어수선한 시장
깜짝 고용 증가로 금리 인하 기대가 수그러들며 시장도 즉각 반응했습니다. 지난주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10주 만에 모두 하락했습니다. 반대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13일 이후 처음으로 4%를 돌파했습니다.
3) 금리 인상 가능성
한편으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쳐두면 안 된다는 경고까지 나옵니다. 현 연준위원인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3. 앞으로 어떻게 될까
1) 물가는 어디로
이제 오는 11일 발표될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관심이 쏠립니다. 만약 CPI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한다면 그래도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커집니다. 시장도 CPI 둔화에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2) 미국 경제, 부드러운 착륙 중
한편,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은 더 커졌습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히 올렸는데도 고용시장이 건재해 경제가 크게 침체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도 12월 고용지표가 발표된 뒤 미국 경제가 연착륙 중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연착륙은 경제는 호황과 불황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데, 불황이 찾아올 때 급격한 실업이나 큰 충격 없이 경기가 가라앉는 것을 가리킵니다. 비행기의 부드러운 착륙에 비유한 거죠. 반면 경기 침체가 빠르게 진행되며 생산과 소비가 얼어붙고 실업이 크게 늘어나는 현상은 비행기가 큰 충격을 받으며 내려오는 경착륙에 빗대 표현합니다.
3) 우리나라는
미국의 12월 고용지표는 우리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 인하 기대가 위축되자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100 넘게 내렸습니다. 오는 11일, 한국은행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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