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금리 0.5% P 내린 미국
1) 2년 반 만에 긴축 정책 끝
지난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0.5% P 인하했습니다. 지난 2022년 3월, 코로나 종식을 앞두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통화 정책을 펼친 지 2년 반 만에 방향을 튼 것입니다.
2) 빅컷 나선 이유?
연준이 0.5% P 인하, 즉 빅컷을 선택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데다가 고용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는 조짐을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월 기준 2.5%로, 연준의 목표치인 2%에 다가서는 흐름인데요. 연초 3.7%였던 실업률도 최근 4.2%까지 올랐죠. 이에 연준은 선제적으로 금리를 대폭 내려 경기가 경착륙 하는 걸 막겠다는 의도입니다.
빅컷이란 중앙은행은 통상 금리를 0.25% P씩 조정합니다. 이를 베이비스텝(baby step, 아기 걸음마)이라고 하는데요. 반면, 0.5% P 인상할 땐 빅 스텝(big step)이라는 말을 붙입니다. 빅컷(big cut)은 0.5% P 인하를 뜻하는 용어죠.
3) 올해 안에 0.5%P 더 내린다
한편,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4.4%였습니다. 6월(5.1%) 대비 다소 낮아진 수치인데요. 연준 위원들이 올해 안에 0.5% P가량 금리가 더 인하될 것으로 내다본다는 의미입니다.
2. 중국, 일본은 동결?!
1) 중국은 금리 동결
반면, 지난 20일 중국 중앙은행 인민은행은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습니다. 이에 1년물 LPR은 3.35%,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5년물 LPR은 3.85%로 유지됐는데요.
2) 인하할 줄 알았는데
사실 중국의 이번 금리 동결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로이터 통신이 전문가 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볼 정도였죠. 지난 7월 금리 인하의 효과를 살필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과 함께 최근 중국 은행권의 재무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점을 고려한 선택으로 여겨집니다.
3) 일본도 금리 유지
한편, 같은 날 일본 중앙은행(BOJ)도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습니다. 지난 3월과 7월 금리를 올린 이후, 주식 시장이 급락하고 엔화가 급등하는 등 금융 시장이 요동치자, 상황을 지켜보고 금리를 조정하겠다는 태도죠.
4) 금리, 올리긴 올린다
일본도 장기적으로는 금리를 차츰 인상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30년 넘게 유지된 낮은 물가와 임금 정체 등의 문제가 극복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인데요. 지난 8월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전년 동월 대비)로, 네 달 연속 상승폭이 확대됐습니다.
3. 고심 커지는 한국은행
1) 한은을 향하는 금리 인하 압박
이번에 연준이 금리를 0.5%P나 내리면서 한국은행(한은)을 향한 금리 인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줄어들면서 자본 유출 압력이 낮아지고 금리를 내릴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데요. 앞서 지난 8월 한은의 금리 동결을 두고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아쉽다”라는 입장을 공식 표명할 정도로 정부와 여당이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해왔기도 합니다.
2) 내수 살려야지
금리 인하 요구가 빗발치는 건 그만큼 국내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쪼그라드는 내수가 발목을 잡는데요. 지난 8월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연간 민간소비 증가율을 기존 1.8%에서 1.5%로 하향조정하기도 했죠.
3) 맘 편히 내릴 수 없는 이유
다만, 집값 급등과 가계 부채 급증이 고민거리입니다. 기준금리 인하는 치솟는 집값,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 대출 문제에 불을 지필 우려가 있는데요. 이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하며 금융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통화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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