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장보기보다 쿠팡의 로켓배송이 익숙한 시대. 쿠팡을 중심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차이나 이커머스가 유통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기존 업체의 고민은 깊어져 갑니다. 홈플러스와 11번가, SSG닷컴은 실적 부진을 못 이겨 사업부 및 지분 매각을 추진합니다.
1.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 추진
1) 익스프레스 분할 매각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매각을 추진합니다. 지난 5일, 홈플러스 지분 100%를 보유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모건스탠리를 매각 주관사로 정하며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했습니다.
2)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
대형 유통업체가 체인의 형태로 운영하는 슈퍼마켓을 의미합니다. 일반 슈퍼마켓보다는 규모가 크고, 대형 할인점보다는 규모가 작습니다. 최근 국내 SSM이 근거리 배송 서비스 운영을 시작한 뒤, 점포 수와 매출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3) 매각 배경은?
이전부터 홈플러스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다만, 홈플러스 실적이 꾸준히 악화하면서 매각 타이밍을 잡지 못했습니다. 2015년, MBK파트너스가 7조 2천억 원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7조 원 수준이던 매출은 6조 원대로 떨어졌고, 2021 회계연도(2021년 3월 1일~2022년 2월 28일)부터는 적자가 계속됩니다.
4) 쪼개서 판다?
이에 MBK파트너스가 분할 매각을 노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작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1,000억 원대로 추산되는 알짜 사업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우선 매각해 덩치를 줄인 다음, 나머지 홈플러스 사업 부문을 재매각하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겁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란 이자비용,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을 말합니다. 기업 내부 성과평가와 투자의사 결정에 사용되는 지표입니다.
2. 시장에 나온 토종 이커머스 플랫폼
1) SSG 닷컴, 신규 투자자 확보 중
신세계그룹 산하 이커머스 SSG닷컴 역시 지분 매각을 추진 중입니다. 거래액 부진, IPO 기일 연기 등을 이유로 기존 투자자와 협상을 이어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올해 12월 31일까지 SSG닷컴 지분 30%를 인수할 다른 투자자를 찾기로 합의했습니다. 새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1조 원에 달하는 지분을 신세계그룹이 직접 매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2) 11번가, 매각 현실화?
국내 1세대 이커머스 11번가 역시 인수자를 찾아 나선 지 오래됐습니다. 앞서 1월,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이 최소 5,000억 원에 11번가를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2018년 2조 7천억 원이었던 기업 가치가 5천억 원까지 내려왔지만, 여전히 매수자를 찾지 못했습니다.
재무적 투자자(FI, Financial Investor)란 회사의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고 금전적 수익만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자를 의미합니다. 반대로 경영에 참여하기 위해 투자하는 이들은 전략적 투자자(Strategic Investors, SI)라고 부릅니다.
3. 적자 기업 누가 살까?
1) 살 사람 있나?
문제는 실적 부진에 빠진 이들 기업을 과연 인수할 사람이 있겠냐는 겁니다. 11번가는 2020년 이후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SSG닷컴은 2019년 출범 후 올해 1분기까지 낸 누적 적자가 4,600억 원에 달합니다. 홈플러스 역시 2023회계 연도에 5,700억 원 대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 글로벌 업체의 인수전 참여?
결국 인수 주체로 나설 곳은 대규모 자본을 갖춘 글로벌 기업뿐입니다. 최근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알리익스프레스 등이 인프라 확보를 목적으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3) 수익성 안간힘
매물로 나온 기업은 비용 감축, 수익성 확보를 통해 매각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 안간힘을 씁니다. SSG닷컴은 CJ대한통운에 물류 운영을 넘겨 비용 효율화에 나섰고, 11번가는 사옥을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에서 광명시 유플래닛 타워로 옮깁니다. 홈플러스 역시 신선식품과 간편 먹거리에 집중한 '메가푸드마켓' 콘셉을 SSM에 이식해 SSM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늘릴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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