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기요금, 6분기 연속 동결
1) 요금 인상, 일단 멈춰
정부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일단 동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작년 2분기 요금 인상 이후 6분기 연속 동결인데요. 가계 부담을 덜고 물가도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2) 요금 책정은 어떻게?
연료비조정단가 역시 기존과 동일한 kWh(킬로와트시) 당 5원으로 책정됐습니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5원으로 낮아져야 했지만, 한국전력(한전)의 심각한 적자를 고려해 별도로 조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 기본요금이나 전력량 요금 역시 따로 바뀌지 않았죠.
3) 전기요금은 어떻게 구성될까?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은 석탄이나 LNG 가격이 변동하는 것을 빠르게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연료비조정단가에 사용량을 곱해서 계산됩니다. 이때 기준이 되는 연료비조정단가는 kWh당 ±5원 범위에서 결정되죠.
4) 한전이냐 물가냐
통상 전기요금 결정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기획재정부(기재부)가 관여합니다. 그간 산업부는 심각한 한전의 재무 위기를 고려해 요금을 하루빨리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반면, 기재부는 물가 인상 자극, 가계 부담 가중 등을 이유로 인상을 미뤄야 한다고 맞섰죠.
2. 한전 빚, 무려 202조 원
1) 위기의 한전
한전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전기료 인상을 마냥 미루긴 힘듭니다. 최근 3년간 43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지난 6월 말 기준 202조 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작년에만 4조 원이 넘는 돈을 이자 비용으로 지출했는데요. 그마저도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2) 팔면 팔수록 손해
이는 전기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한전의 '역마진' 구조 때문입니다. 지난 2021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 오는 구입단가는 크게 오른 반면, 판매 단가는 크게 오르지 않아 문제가 심각해졌죠. 작년 5월부터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면서 한시름 놓았지만, 이미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습니다.
3) 급락한 주가
결국 올해 4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되자 한전 주가는 급락했습니다. 전기요금 동결이 발표된 지난 23일, 한전 주가는 전일 대비 8.43% 하락한 2만 100원에 거래를 마쳤는데요. 투자자들이 한전의 재무 상황에 큰 우려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3. 올해 안에 오를까?
1) 요금 인상 신중히 검토
이번 결정은 3개월마다 자동으로 이뤄지는 전기요금 미세조정 결과로 올해 안에 전기요금이 오를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습니다.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한전의 부채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2) 전력망 깔려면 돈 필요해
인공지능(AI) 도입 확대로 전력 사용 증가가 예상되면서 전력망 확충 필요성은 나날이 커지는데요. 이에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한전의 투자 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고개를 들죠. 현재, 투자 여력이 부족한 한전은 전력망 사업을 민간에 개방하겠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전력망 민영화는 자칫 전기요금 대폭 인상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3) 정부 내 이견 여전해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이 커지는 와중에, 산업부와 기재부 간 의견 차이는 여전합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들어 전기요금을 50%나 올렸다며 요금 인상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과연 올해 안에 전기요금이 오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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