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정면으로 맞붙은 이스라엘과 이란, 중동에 감도는 긴장감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10. 1.
반응형

정면으로 맞붙은 이스라엘과 이란, 중동에 감도는 긴장감
정면으로 맞붙은 이스라엘과 이란, 중동에 감도는 긴장감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세계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질문을 던집니다. 확전 없이 전쟁이 끝날 수 있을까. 세계의 화약고 중동 한복판에 불씨가 붙었으니 불길이 삽시간에 번져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총성은 가자 지구(Gaza)를 넘어 언제라도 흘러 넘 칠 기세입니다. 이스라엘 북쪽의 레바논과 시리아, 동쪽의 이라크, 남녘 저편의 예멘까지 산발적으로 전선이 꿈틀거리는데요.

 

불행 중 다행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나름대로 긴장을 관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개전 이후 반년이 흐르는 동안 양측 모두 자제하고 조심하는 기색이었으니, 이대로면 더 커다란 폭발을 피해 상황을 매듭지을 수 있으리란 희망이 존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4월, 그렇게도 우려했던 일이 벌어져 버렸습니다. 결국은 이스라엘과 이란이 직접 맞부딪쳤죠.

 

1. 타임라인: 중동의 아찔한 4월

1) 4월 1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

이달 첫날 이스라엘의 전투기가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표적은 주시리아 이란 영사관. 영사관 건물은 통째로 무너져 내렸고, 그 안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의 고위급 지휘관 둘과 장교 다섯이 사망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란군 요인을 공격한 건 처음이 아니지만, 이렇게 외교 공관을 직접 폭격한 일은 없었습니다.

 

2) 4월 13일, 이스라엘의 하늘

그로부터 12일 만에 이란이 보복을 감행했습니다. 작전명 ‘진정한 약속’(True Promise). 드론과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을 합쳐 300발을 넘게 쏘아올린 대규모 공습이었는데요. 이스라엘과 동맹이 대부분을 요격해 피해는 미미했습니다. 이란이 자국 본토에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일은 사상 처음입니다.

 

3) 4월 19일, 이란의 이스파한

6일 후엔 이스라엘이 사상 처음으로 이란 본토를 타격했습니다. 폭음은 이란의 이스파한시에서 울렸습니다. 이란의 육군 항공대와 미사일 생산 기지가 위치한 군사 지역이고, 동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이 멀지 않은 지역입니다. 이란 당국은 피해가 전무하다며, 이스라엘이 여기서 멈출 시 보복은 자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4) 아찔한 내리막길

어찌저찌 보복과 재보복의 릴레이는 일단락되는 분위기입니다만, 상황은 아찔하기가 그지없었습니다. 제5차 중동전쟁의 코앞에서 가까스로 브레이크를 밟은 셈인데요. 이스라엘과 이란은 왜 이리도 아슬아슬한 무리수를 던진 걸까요? 국면과 국면마다 상황을 세밀하게 복기해 봐야겠습니다.

 

2. 4월 1일: 이스라엘은 전면전을 바랐을까?

이스라엘과 이란은 가자 전쟁이 터지기 전부터 전쟁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이른바 ‘그림자 전쟁’(shadow war)으로 대리전과 핵 시설 파괴, 요인 암살 등 할 건 다 하면서도 정면충돌은 피했죠. 그렇게 전면전 아닌 전쟁을 이어올 수 있던 건 양측이 나름 수위를 관리했기 때문입니다. 서로를 괴롭히면서도 상대가 눈을 까뒤집고 달려들지는 않도록 선을 지켜왔지요. 하지만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이란의 영사관을 완파한 건 분명 선을 넘었습니다.

 

1) 이스라엘의 암살

양국의 그림자 전쟁은 수년간 이어졌고, 그동안 이스라엘이 이란의 군 고위층을 암살한 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가까이는 2022년에도 이란 혁명수비대 대령을 총격해 죽였고, 가자 전쟁이 터진 이후 작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혁명수비대의 지휘관과 고문 10명 이상을 살해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4월 1일 혁명수비대 7명을 폭사시킨 일은 그간 치러온 그림자 전쟁의 연장선인 셈입니다.

 

2) 외교 공관까지?

하지만 이란의 영사관을 폭격한 건 문제가 한참 다릅니다. 국제법에 따르면 외교 공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침의 영역으로 보호됩니다. 아무리 전시라 해도 이스라엘이 적국 영사관을 터뜨린 건 국제법을 위반한 만행입니다. 유엔 사무총장까지 나서서 비난 성명을 낼 정도로 사안이 심각하죠. 이스라엘과 이란이 사실상 공공연하게 전쟁을 치렀다고는 하나, 이번 공격은 그림자 전쟁이라기엔 너무나 노골적이었습니다.

 

3) 이스라엘은 왜?

한마디로 그림자 전쟁을 전면전으로 뒤바꿀 수 있는 무리수였습니다. 이걸 모를 리 없는 이스라엘이 왜 선을 넘은 걸까요?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일부러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다고 봅니다. 현재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은 막다른 코너에 몰렸습니다. 가자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인의 불만이 끓어오른 데다, 국제적으로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지나치다는 비판 여론도 거세지거든요. 네타냐후 정권으로선 쌀쌀맞은 눈총을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란을 끌어냄으로써 위기 분위기를 조성했을 수 있습니다.

 

4) 잘못된 계산

하지만 이스라엘이 일부러 선을 넘었더라도, 이란과 전면전을 할 작정은 아니었겠죠. 이렇게 도발해도 이란은 받아치지 못할 거라고 넘겨짚었을 겁니다. 이란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전면전을 시작할 여력이 없습니다. 후티,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을 부려서 이스라엘과 미국을 괴롭힐 뿐, 가자 전쟁에선 대체로 소극적이고 조심스러운 자세를 취했습니다. 이걸 지켜본 이스라엘은 반격받을 걱정 없이 이란의 힘을 뺄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는지 모릅니다.

 

반응형

3. 4월 13일: 한결 강경해진 이란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스라엘의 생각은 반만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이란이 전면전으로 질주하지 않으리라는 예측은 맞았지만, 이란이 그동안 그래왔듯 잠자코 있으리란 예측은 빗나갔으니까요.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미사일을 쏘기로 결심한 일만 해도 심상하게 볼 게 아닙니다.

 

1) 이란의 전략적 인내

지난 몇 년 동안 이란이 소극적이었다는 건 사실입니다. 이란은 이스라엘, 미국과 정면에서 맞서지 않고 이른바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택했습니다. 전면적인 보복과 충돌에 휘말릴 위험은 피하면서도, 중동 각국의 대리 세력을 키워서 군사력을 간접적으로 투사하는 방법이었죠. 편익과 비용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우월한 선택지였습니다.

 

2) 영사관 폭파의 위기감

하지만 4월 1일 자국의 영사관이 폭파된 이상, 이란은 계산을 달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리 세력을 통한 간접적 견제만으로 이스라엘을 묶어둘 수 없다는 사실이 자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란 내부에선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군부와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자 전쟁이 터지면서 점점 영향력을 키우던 이란의 매파에게 이스라엘이 도리어 힘을 실어준 꼴입니다.

 

3) 대규모 공습

그 결과 이란은 지난 13일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다만 전면전까지 나아가지는 않았는데요.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부터 주변 아랍 국가는 물론, 이스라엘과 미국에까지 넌지시 공습 사실을 알렸습니다. 공습이 너무 효과적이라 이스라엘이 큰 피해를 보기라도 한다면, 커다란 재보복으로 돌아오리라고 판단한 겁니다. 보복은 하되 이스라엘의 피해가 심대하지는 않도록 수위를 조절했달까요. 실제 이스라엘과 동맹은 이란의 공격을 큰 피해 없이 막아냈습니다.

 

4) 이란이 바뀌었다

그러나 이란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타격했다는 사실만 해도 실로 충격적입니다. 그동안 간접적인 대리전, 그림자 전쟁에 몰두했던 이란이 직접적인 교전까지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신호니까요. 이란이 예고했다고는 하나, 300발 이상의 발사체를 쏘아 올린 것도 유사시 추후의 확전까지 감수하겠다는 결단입니다. 공습 이후 이란의 한 고위 당국자가 소셜 미디어에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라 발언했다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4. 4월 19일: 일단은 정리된 상황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이스라엘이 재보복할 시 크게 되갚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는데요. 이스라엘은 기어코 재보복에 나섰습니다. 다만 재보복의 수위를 대폭 조절한 끝에 이란이 나름 퉁치고 넘어갈 수 있는 지점에서 멈춰 섰죠. 당장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일단락된 듯한 모양새입니다.

 

1) “제발 그만해”

이란이 이스라엘은 공습한 직후 미국은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말려 세웠습니다. 공격을 피해 없이 막아냈으니, 이쯤에서 그만하자고 말이에요. 혹시라도 아슬아슬한 핑퐁이 이어지다가 전면전으로 튀는 건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입니다. 미국은 하는 수 없이 중동 전쟁에 휘말릴 테고, 이미 유럽과 중동의 전쟁에 지친 미국인은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서 바이든 정부를 내버릴 테니까요. 현재 미국의 지상 목표는 중동의 정세 안정입니다.

 

2) 경고한 이스라엘

말리는 미국도 이스라엘이 가만있을 거라고 생각지는 않았을 겁니다. 일이 커지지 않게끔 정도를 조절하기만을 바랐겠죠. 그런 면에서 보면, 이스라엘은 나름 미국의 말을 들었습니다. 드론과 미사일 몇 기를 쏘는 정도로 자제했는데요. 규모는 제한적이었지만, 이란의 방공망을 뚫은 점에서는 예리한 타격이었습니다. 언제라도 이란의 핵시설을 타격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니 절제된 공격에 담긴 메시지가 꽤나 섬뜩하죠.

 

3) 이란도 수용

이란도 이 정도는 넘어가겠다는 반응입니다. 피격 직후 이란의 외무부 장관은 이스라엘의 공격이 미미하다고 평가하면서,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이어 "이스라엘이 우리의 이익에 맞서 새로운 모험주의를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새로운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으니,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은 이쯤에서 마무리되는 걸로 보입니다.

 

그럼 이대로 중동이 안전해지는 것이냐고요? 절대 아닙니다. 이스라엘과 이란이 서로 간을 보고 잠시 물러났을 뿐, 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민족 국가를 밀어버릴 작정인 한, 이란은 언제든 상황에 간섭하려 들 겁니다. 반대로 이란이 지금처럼 반(反) 이스라엘 세력을 후원하는 한, 이스라엘은 어떻게든 이란에 직접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양국이 정책과 노선을 바꾸지 않는다면 불씨는 지금 크기 그대로 타오르고, 또 타오를 겁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란과 이스라엘의 전면전은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일주일이든, 일 년, 십 년이든 간에 피하기 어렵다. 사실 중동은 이미 벼랑 끝에서 추락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In truth, whether in a week, a year, or another decade, an open war between Iran and Israel in some form is all but inevitable. Indeed, the region may already be on the precipice, awaiting the plunge."


 

 

이스라엘, 미사일을 퍼부어 헤즈볼라 사살 (feat. 강력한 한타)

이스라엘이 미사일을 퍼부어 헤즈볼라* 1인자 등 수뇌부를 사살했습니다. 이에, 중동 내 확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죠.*무장 조직을 보유한 레바논 정치 세력이에요. 자살폭탄 테러, 미사일

mkpark01.tistory.com

 

 

알아두면 돈이 되는 핵심 이슈 브리핑 (feat. G마켓, 인력 효율화 위해 희망 퇴직 시행, 일본, 이시

1. 1기 신도시 선도지구 공모, 전체 61% 참여수도권 1기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재건축에 나설 선도지구 공모에 162개 특별정비예정구역 중 61%에 해당하는 99개 구역이 제안서를 냈습니다. 분당에선

mkpark01.tistory.com

 

 

이스라엘 헤즈볼라 일인자 살해로 중동 정세 일촉즉발

1, 이스라엘 vs 헤즈볼라, 감도는 전운1) 헤즈볼라 최고지도자 사망지난 28일(이하 현지 시각),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레

mkpark01.tistory.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