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택시가 운행 중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마 뉴스나 소셜미디어에서 한 번쯤 들어보신 분이 많으실 거예요. 디그에서도 구글의 자율주행 택시 회사 웨이모가 지난 6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었죠. 중국에서도 몇몇 기업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여러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험하고 있고요.
테슬라가 이 전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어요. 테슬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대대적인 행사를 열고 완전 자율주행 차량 시제품을 공개했어요.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테슬라인만큼 이 발표는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았어요.
1. 다가오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
앞서 언급했듯 자율주행 자동차는 ‘로보택시’로 불리는 택시 서비스에 가장 먼저 도입되고 있는데, 사실 아직 이런 차들이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라고 보기는 힘들어요. 자율주행 수준은 보통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가 정한 0~5단계 기준을 사용하고, 이 분류에 따르면 구글 웨이모 같은 로보택시는 4단계에 해당하거든요.
그런데 테슬라는 아무도 만든 적이 없는 자율주행 5단계(완전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며 시제품을 공개하는 큰 행사까지 연 거예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기술력이라면 절대 뒤지지 않는 애플도 약 10년간 개발하다가 올해 3월 포기한 사업이에요. 무려 100조 원에 달하는 돈을 투자했지만, 결국 다른 사업을 위한 여러 기술을 개발한 성과에 만족해야 했죠.
2. 자율주행 4단계와 5단계의 차이점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아요.
1) 4단계(Level 4) - 고등 자율주행
시스템이 대부분의 도로에서 전체 주행을 알아서 수행하고 위험 상황 발생 시에도 스스로 안전하게 대응함. 주행의 책임도 인간이 아닌 시스템에 있음. 일부 도로나 악천후 등 비상 상황에는 인간이 운전을 해야 함. 운전대(스티어링 휠)와 페달처럼 인간을 위한 주행 제어 장치가 필요.
2) 5단계(Level 5) - 완전 자율주행
운전자가 필요 없고, 탑승자만 존재하는 단계. 4단계에서 존재했던 제약이 사라지고 모든 주행을 시스템이 담당함. 탑승자는 목적지만 입력하는 수준. 이 단계에서는 인간이 어떤 상황에서도 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운전대와 페달 등의 주행 장치가 없어도 됨.
3. 운전대 및 페달 없는 로보택시
테슬라가 이번에 공개한 시제품은 운전대도, 페달도 없는 5단계 완전 자율주행 차량이었어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시제품 공개 행사에서 직접 해당 차량을 타고 나타났죠. 테슬라가 로보택시 사업을 위해 개발한 이 제품의 이름은 ‘사이버캡’이에요.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점을 제외하면 문이 마치 날개처럼 위로 열리는 게 외관상 가장 눈에 띄는 점이었어요. 외부 충전 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차량을 충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도 특징적이었어요, 테슬라가 지난해 출시한 ‘사이버트럭’처럼 미래 지향적 디자인이라는 평가가 많이 나왔어요.
머스크 CEO는 이 차량의 본격적인 생산 시기를 “2027년 이전(2026년)”으로 예상하면서 “인간의 이동 수단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그는 사이버캡의 가격이 장기적으로는 기존의 차보다 저렴한 2만~3만 달러(약 2,700만~4,000만 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이동 수단을 완전히 바꿀 수단’으로 보는 이유는 인간이 탑승하지 않아도 계속 운행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사람이 운전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뿐 아니라,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을 때도 계속 돌아다니며 일을 하게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사실상 가만히 주차를 해둘 필요가 없는 거죠. 머스크 CEO는 “완전 자율주행 차량은 현재 주당 10시간에 그치는 승용차의 사용 시간이 5~10배 늘어난다는 점에서 훨씬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4. 자율주행으로 넘어가는 테슬라
사이버캡을 공개한 날 테슬라는 20인승 자율주행 차량인 ‘로보밴’도 함께 공개했어요. 버스처럼 여러 사람을 태우고 무인으로 운행하는 차량이에요. 또한 머스크 CEO는 당장 내년부터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주에서 ‘모델 3’와 ‘모델 T’ 같은 기존 테슬라 전기 차량에도 완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지금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인 ‘FSD’를 사용할 때 운전자가 꼭 전방을 바라보며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제는 운전자가 아예 신경 쓰지 않아도 알아서 운전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의미예요. 로보택시뿐 아니라 테슬라의 대부분 차량을 조만간 완전 자율주행 차량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힌 셈이죠.
5. 정말 곧 완전 자율주행 시대?
테슬라의 발표대로라면 1~2년 안에는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린다고 볼 수 있어요. 항상 기술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지만, 딱히 세상을 확 바꿔놓은 것 같지는 않았던 자율주행 기술이 우리 삶에 깊숙이 침투할 시기가 됐다는 거죠. 게다가 이렇게 선언한 게 세계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이니, 관심이 갈 수밖에 없어요.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거두지 않고 있어요. 일단 사이버캡이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라는 점은 쉽지 않은 문제예요. 이런 형태의 자동차가 정식으로 출시되려면, 법적으로 정말 많은 절차가 필요하니까요. 당장 사이버캡이 개발되더라도 안전 문제에 민감한 정부가 운행을 허용할지는 알 수 없어요. 미국 현지 언론도 테슬라가 정부의 규제와 관련한 설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어요.
과거에 테슬라가 제품 개발 시기를 약속한 뒤 지키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이버캡의 양산이 발표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있어요. 사실 머스크 CEO는 2020년에 완전 자율주행 택시를 내놓을 거라고 약속했었거든요. 결국 4년이나 지난 올해에야 시제품을 공개한 거고요.
이번 발표에서 기술적인 설명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존재해요. 금융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발표의 중요성에 비해 충분한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대요. 과연 테슬라가 예상한 일들은 1~2년 안에 일어날까요? 사실상 전기차 시대를 열어젖혔던 테슬라, 이번에도 ‘완전히 새로운 미래’를 이끄는 기업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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