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나온 카카오 AI
1) 3년 만에 나온 카나나
지난 22일, 카카오가 새 인공지능(AI) 브랜드이자 서비스인 카나나를 공개했습니다. 2021년 말 거대언어모델(LLM)을 발표한 지 3년 만에 선보인 AI 서비스인데요. 카카오는 앞으로 몇 개월에 걸쳐 테스트를 진행한 뒤 카카오톡과는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할 계획입니다.
거대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이란 방대한 텍스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습한 인공지능(AI) 모델로, 마치 인간이 쓴 것 같은 텍스트를 만들어 냅니다.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도 오픈AI의 LLM인 GPT 시리즈에 기반하죠.
2) 카나와 나나가 하는 일
카나나는 개인 메이트(친구) '나나'와 그룹 메이트 '카나'로 나뉩니다. 나나는 카카오톡 일대일·그룹 채팅방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기억합니다. 채팅방에서 언급된 행사 일정 등을 기억해 이용자가 잊지 않도록 메시지로 알려주는데요. 그룹 채팅방에서만 기능하는 카나 역시 대화 내용을 기억하고 채팅 참여자들의 대화를 돕습니다. 일종의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것이죠. 뒤늦게 그룹채팅에 참여할 때 그동안의 대화를 요약해 주거나 회식 장소를 고를 때, 지난 대화에서 언급됐으나 채택되지 않은 식당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3) 다른 AI와 비교하면
카나나의 차별점은 이용자에게 가장 최적화된 AI 응답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챗GPT 같은 기존 AI가 일대일 대화를 통해 작동한다면, 카나나는 친구나 가족과 나눈 대화를 기억해서 맥락에 적절한 답변을 내놓죠. 일대일 대화가 아닌 그룹 단위로 도움을 준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2. 카나나는 시작에 불과해
1) 조급했던 카카오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구글의 제미나이 등 전 세계적으로 AI 비서가 우후죽순 출시되는 가운데, 카카오는 AI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이 잇따랐습니다. 이에 부진한 실적을 회복하고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혁신적인 AI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죠. 카카오는 올해 AI 조직을 신설하고 AI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왔습니다.
2) 여러 개 준비했어
이번에 발표된 AI 브랜드 카나나는 카카오의 LLM 3종에도 적용됩니다. 모델의 용량에 따라 초거대 용량의 카나나 플래그, 중소형 용량의 카나나 에센스, 초경량 용량의 카나나 나노로 분류되는데요. 카카오는 카나나 에센스가 글로벌 대표 모델과 비교했을 때 성능이 유사하거나 더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3) 시동 걸린 AI 생태계
카카오는 카나나뿐 아니라 다른 AI 서비스에도 공을 들이는 중입니다. 카카오톡에서 이뤄지는 사칭 사기나 피싱을 예방하기 위한 AI 기반 시스템 ‘페이크 시그널’, AI를 활용한 맞춤형 선물하기 서비스 등이 대표적입니다. 카카오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AI 모델을 만들고 있기도 하죠. 건강검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험 상품을 연결해 주는 ‘AI 보험관리사’ 서비스도 출시 예정입니다.
3. 카카오, 카나나 효과 볼 수 있을까?
1) 냉혹한 시장
카카오의 야심 찬 발표에도 카나나가 공개된 22일,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2%나 급락했습니다. 현재 다른 챗봇에 비해 새로운 게 없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카카오톡과 다른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야 하는 만큼, 기존 카카오톡 이용자를 끌어모으는 데도 한계가 예상된다는 반응입니다.
2) 좀만 더 지켜보자
하지만 이제라도 AI 브랜드를 선보인 게 다행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긍정적으로 보기도 하죠. 일각에선 출시 시점까지의 명확한 타임라인이 공개되고, 비용 문제가 구체화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3) 자극받는 네이버?
이번 카나나 공개로 국내 AI 서비스 주도권을 둘러싼 플랫폼 기업 간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카카오 경쟁사인 네이버는 LLM 기반의 소버린 AI를 강조하는데요. 다음 달 초 열릴 콘퍼런스에서 네이버는 자사 생성형 AI인 하이퍼클로바X를 포함해 AI 서비스 전략 전반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소버린 AI란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구축한 AI 서비스를 의미합니다. 여기엔 해당 국가만의 언어와 문화, 가치관 등이 반영돼 있는데요. 최근 들어 AI 주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에 휩쓸리지 않고 독자적인 가치관을 가진 AI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죠.
'기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장 치열한 AI 경쟁이 이뤄지는 곳 (feat. 줌토피아 2024) (19) | 2024.10.26 |
---|---|
진짜 자율주행 전쟁은 곧 시작 (feat. 다가오는 완전 자율주행 시대) (20) | 2024.10.26 |
노벨상 받은 인공지능(AI) 그리고 양자역학 (feat. 문학상에 한강) (26) | 2024.10.17 |
테크업계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미국 (feat. 한국 기업의 전망) (31) | 2024.10.13 |
원조 AI 강자 구글, AI 경쟁에서 밀리는 이유 (feat. 구글의 다양한 전략) (30) | 2024.10.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