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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국제증시

10만을 향한 삼성전자의 눈물겨운 투쟁기 (feat. 파운드리 2등)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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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을 향한 삼성전자의 눈물겨운 투쟁기 (feat. 파운드리 2등)
10만을 향한 삼성전자의 눈물겨운 투쟁기 (feat. 파운드리 2등)

 

여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드라마 한 편이 있습니다. 만년 우등생과 만년 2인자, 그리고 그들의 힘겨루기를 지켜보다 성급히 돌아온 과거의 강자 이야기인데요. 만년 우등생은 대만의 TSMC, 만년 2인자는 삼성전자, 돌아온 과거의 강자는 인텔입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이죠. 이들의 이야기에 전 세계 시청자의 눈길이 쏠리는 이유는 단순히 재미 때문만은 아닙니다. 주인공들의 행보에 따라 자신의 이익과 미래가 달렸기 때문인데요. 특히 최근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10만전자를 넘어설 수 있을지를 두고 드라마가 절정에 치닫는 중입니다.

 

1. 드라마의 배경과 주인공

1) 파운드리 시장

파운드리는 한 마디로 반도체 위탁생산하는 공장입니다. 고객의 주문을 받아 맞춤형 정장을 제작하는 것처럼, 설계된 반도체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을 가리키죠. 참고로 반도체 설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팹리스(Fabless)라고 하는데요. 스마트폰, PC, AI 등에 사용될 반도체를 설계해서 파운드리 기업에 반도체를 주문합니다. 파운드리에서 생산된 반도체는 설계 데이터를 보유한 팹리스 기업의 이름으로 팔립니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한 뒤 TSMC가 위탁생산한 후, 엔비디아의 상표를 붙여 판매하는 거죠.

 

2. 설계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IDM

반도체는 크게 설계와 생산, 조립과 검사, 유통의 4가지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설계와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파운드리와 달리,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은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이 모든 과정을 수행합니다. 인텔과 도시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대표적이죠. 반도체 생산만 하더라도 고도의 기술력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4가지 과정을 전부 자체적으로 감당하려면 높은 수준의 인력과 자본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엔 아예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싣거나, 팹리스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추세입니다.

 

1) TSMC, 이 세계를 평정한 자

파운드리 시장에서 압도적인 입지를 가진 독보적 1인자입니다. 대만에 기반을 두고 미국과 일본 등으로 쭉쭉 진출하는 중인데요. 1등의 비결은 최첨단 공정 기술의 보유와 높은 반도체 수율입니다.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다’는 철저한 경영 원칙에 따라 오직 파운드리 사업에만 집중해, 설계(팹리스) 기업의 두터운 신뢰를 한 몸에 받죠. 애플, 퀄컴, AMD 같은 대형 기업이 TSMC를 믿고 반도체 생산을 맡깁니다. 챗GPT에 쓰이는 엔비디아의 GPU A100, H100도 TSMC가 전량 제작하는데요. TSMC의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작년 3분기 기준 57.9%로, 2019년 3분기 이후 5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습니다. 다만,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과 미·중 갈등이 커지면서 부상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취약점으로 꼽힙니다.

 

3. 반도체 산업의 핵심, 수율

수율은 생산된 반도체 중 불량품이 아닌 제품의 비율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불량률의 반대말이죠. 반도체를 100개 생산했는데 불량품이 10개라면 수율은 90%인 셈입니다. 미세 회로로 구성되는 반도체는 공정 과정에서 어느 한 부분에 결함이 생길 경우 전체 생산량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는데요. 불량으로 인한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는 것이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높은 수율을 달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1) 삼성전자, 왕좌를 넘보는 자

우등생 TSMC에 이은 파운드리 시장의 2인자입니다. 시장점유율은 약 12%로 TSMC에 다소 뒤처지지만, TSMC의 독주 체제를 막을 무서운 추격자로 주목받죠.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선 알아주는 세계 1위여도, 파운드리 시장에선 만년 2위입니다. 과감한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GAA(Gate-All-Around) 기술을 도입해 3나노 양산을 시작했는데요. 그러나 TSMC보다 수율과 안정성이 낮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이는 삼성전자가 TSMC처럼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배경이죠. 실제로 2021년,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반도체(AP) ‘스냅드래곤 8’ 1세대 제품 생산을 삼성전자에 맡겼는데, 발열과 생산 차질 문제가 생긴 전적이 있습니다. TSMC라는 벽과 맹렬히 따라오는 후발주자 인텔에 삼성전자의 고심은 깊어가는 모양입니다.

 

2) GAA(Gate-All-Around) 기술이란?

반도체 기본 구성요소인 트랜지스터의 구조를 개선함으로써 반도체 칩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높이는 신기술입니다. 트랜지스터에는 전류가 흐르는 채널과 이를 제어하는 게이트가 있는데요. 채널과 게이트가 만나는 단면의 수가 많을수록 전력 통제와 효율이 높아집니다. GAA는 채널과 게이트가 4면으로 접해, 기존의 3개 단면이었던 FinFET 트랜지스터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도 높고, 칩의 부피도 줄일 수 있습니다. TSMC는 내년 양산 목표인 2나노 공정부터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죠.

 

3) 인텔, 죽지 않고 살아온 자

미국을 등에 업고 화려한 부활을 꿈꾸며 돌아온 반도체 업계의 강자입니다.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까지 끄떡없는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서, 특히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세계 최초로 생산했습니다. 2010년대 이후 TSMC와 삼성전자의 나노 공정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이다가, 2021년 CEO 교체를 기점으로 파운드리 사업 확장의 의지를 다졌는데요. 미국의 우수한 인재를 끌어들이며 강력한 설계 역량을 자랑합니다. 자체 칩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곧 경쟁기업보다 외부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강점으로 꼽히죠. 작년 3분기 매출은 3억 1,000만 달러(4,073억 900만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99% 성장했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로 흘러가던 파운드리의 판을 뒤흔들 게임체인저가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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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간 없을 땐 요약본 몰아보기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파운드리 시장의 1인자는 누가 되냐는 거죠. 지금까지 진행된 서사는 이렇습니다.

 

1)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거든

반도체의 종류에는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 반도체)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Memory(기억)’라는 이름 그대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저장소 역할을 하는데요. D램과 낸드(NAND) 등이 대표적이며,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1, 2위입니다.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반도체입니다.  데이터 저장이 아닌 연산, 제어, 통신 등의 기능을 하며, CPU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이 대표적입니다. 앞서 살펴본 팹리스와 파운드리 시장이 모두 시스템 반도체를 다루죠. 시스템 반도체는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차 등의 핵심 부품으로 쓰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시스템 반도체의 시장점유율은 60% 이상으로, 메모리 반도체의 약 3배에 달하는 정도인데요. 그러나 우리나라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3%에 그쳐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2) 삼성전자의 꿈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서 알아주는 거인이지만, 대세는 시스템 반도체인 만큼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파운드리 사업의 확장이었죠. TSMC는 파운드리 한 분야만 파서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케이스입니다. 이에 삼성전자도 2017년 파운드리를 별도 사업부로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메모리 반도체 사업으로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2019년에는 ‘반도체 비전 2030 선언’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단 목표를 밝혔죠.

 

3) 인텔의 역주행

인텔은 2013년 이미 한 차례 파운드리 시장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아픔이 있습니다. 고객사가 될 팹리스 기업들에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인텔은 경쟁 상대일 뿐이었는데요. 대형 팹리스 기업과의 계약이 연달아 수포로 돌아가면서 결국 2018년 파운드리 사업을 철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3년 뒤 2021년, 파운드리 사업부를 재정비해 다시 한번 시장에 발을 들였죠.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진출에 대한 전략 IDM 2.0을 발표했습니다. 자체 칩을 포함해 다른 외부 기업들의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을 새로 건설하고, TSMC와 삼성전자를 따라 자체적인 나노 공정을 갖추겠다는 계획이 담겼죠. 작년에는 2030년까지 TSMC에 이어 파운드리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5. 시청 핵심 포인트

현재 파운드리 시장을 팝콘 들고 지켜보게 하는 포인트가 몇 군데 있습니다. 초미세 공정과 수율, EUV 장비 수급, 투자지원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1) 더 작게, 더 얇게

현재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1세대 3나노 공정 상용화에 이어, 1나노 첨단 공정 기술 경쟁이 한창입니다. 작년 6월 삼성전자(SF3E)를 시작으로, TSMC(N3)도 작년 12월 3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했는데요. 삼성전자와 TSMC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7년 1.4나노 공정 양산 시작을 목표로 1나노급 공정 기술 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중입니다. 인텔은 아직 3나노급 공정 기술인 ‘인텔 3’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으나, 1.8나노급 18A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깜짝 공개했는데요. 3나노 공정 반도체보다 두 단계나 앞선 것입니다.

 

6. 초미세공정에 혈안인 이유

1나노미터(nm)는 10억분의 1미터로, 약 1mm 모래의 100만분의 1,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 크기입니다. 반도체 성능은 회로의 선폭이 좁을수록 높은데요. 반도체 업계에서 3나노 공정은 한 마디로 반도체 회로 하나의 선폭이 3nm정도 되는 성능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나노 단위의 기술 공정에 집착하는 까닭은, 반도체 칩의 원재료인 웨이퍼에 더 많은 회로를 그려 넣을수록 성능과 전력 효율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더 미세한 표현을 하기 위해선 크레파스보다 뾰족한 색연필이 필요한 것과 같은 맥락이죠. 반도체 칩 크기가 작아지면 동일한 면적의 웨이퍼로 만들 수 있는 반도체 개수가 많아지므로,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최근 고도화된 성능의 AI를 선보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더 작은 단위의 미세 공정을 포기할 수가 없죠.

 

1) 수율에 사활을 걸다

고객사의 신뢰를 얻으려면 수율 향상을 이뤄내는 게 관건입니다.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이상적인 수율은 웨이퍼당 최소 70%로 여겨지는데요. 현재 3나노 공정이 상용화 되긴 했지만, TSMC와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수율을 유지하지 못해 진땀을 빼기도 합니다. TSMC의 1세대 3나노 공정 성능은 5나노 공정보다 10~15% 높아지고, 전력 소비는 25~30% 감소했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수율은 50%대 수준인 것으로 추정되죠. TSMC의 주요 고객인 애플은 70% 이상의 수율일 때 웨이퍼의 제값을 치렀는데요. 1세대 3나노 공정의 수율이 70%가 되지 않자, 불량품이 아닌 양품의 칩만 요구했습니다. 삼성전자 역시 GAA 기반의 1세대 3나노 수율이 50%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요. 만약 삼성전자가 수율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면, 이 드라마의 전개는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

 

2) 반도체는 ‘장비 빨’

제2의 전성기를 노리는 인텔은 작년 12월, 반도체 장비 업계의 ‘슈퍼을’ ASML의 최첨단 장비인 EUV High NA 6개를 가장 먼저 확보했습니다. 이 장비는 2나노 미만의 초미세 반도체 제조에 꼭 필요한 장비인데요. 전 세계에서 ASML만이 독점 생산하기 때문에, 이 장비를 얻으려는 반도체 기업들이 줄을 서는 실정입니다. TSMC와 삼성전자는 내년에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죠. 인텔은 이 장비를 도입해 올해 '마의 벽'이라 불리는 2나노 공정에 진입하고, 내년에 1.8나노급 18A를 출시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텔이 최첨단 장비를 손에 쥐게 되면서 무시할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한 셈이죠.

 

3) 어마어마한 돈의 힘

파운드리 시장의 주인공들은 자신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라면 대규모 투자도 망설이지 않습니다. TSMC, 삼성전자, 인텔 모두 연구와 기술개발, 생산기지 확대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요. 정부의 지원도 엄청납니다. TSMC는 일찌감치 나노 공정 기술 확보에 뛰어들어 보유한 ASML의 EUV 노광 기기만 100대가 넘습니다. 대만 정부의 통 큰 세액공제 혜택도 받죠. 삼성전자 역시 작년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파운드리 분야의 시설투자를 전년 대비 5조 원 늘려 25조 3,000억 원으로 확정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ASML과 공동으로 EUV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합의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장비 수급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인텔은 미국 정부와 협력해 반도체 분야의 고급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입니다. 미 정부는 미국 내 대학에서 장학금을 지원하는 등 우수한 인재의 인텔 영입을 유도하거나, 인텔의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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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빠질 수 없는 결말 예측

앞으로 파운드리 시장은 더 성장할 전망입니다. 5G와 AI, 자율 주행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성능, 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인데요. 2019년 매출 기준 파운드리 시장의 규모는 655억 달러(약 86조 원)였는데, 작년에는 1,180억 달러(약 155조 원)로 크게 늘었습니다. 오는 2026년에도 1,7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되죠.

 

1) 2024년이라는 새로운 막

올해 TSMC와 삼성전자의 2세대 3나노 공정 경쟁이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연내 2세대 3나노(SF3) 양산을 시작할 계획인데요. 1세대 3나노에 도입된 GAA 기술이 한층 향상됐고, 4나노 공정 대비 성능은 22%, 전력 효율은 34% 높아졌습니다. TSMC 또한 올해 상반기 2세대 3나노(N3E) 공정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이미 애플과 미디어텍, AMD, 엔비디아 등을 2세대 3나노 공정 고객사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 2인자 자리 바뀔지도

파운드리 시장의 2등 자리를 놓고 삼성전자와 인텔의 신경전은 더 거세질 모양입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개막할 2나노 시대에서 승부를 볼 심산인데요. 선제적으로 GAA 기술을 도입한 만큼, 저렴한 파운드리 가격을 내세워 고객사 선점에 나설 계획입니다. 주요 고객사인 퀄컴은 내년에 출시할 차세대 스마트폰 프로세서(AP)에 삼성전자 2나노를 적용할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그러나 인텔의 추격 역시 무섭습니다. TSMC와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를 활용하는 엔비디아는 최근 인텔에도 파운드리를 맡길 가능성을 내비쳤는데요. 파운드리 시장에서 현재 인텔의 매출 점유율은 0.7% 정도이지만, 8년 후 2032년에는 14.5%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 나옵니다. 인텔이 삼성전자(13% 예상)를 넘어서서 TSMC 다음의 2인자가 된다는 뜻이죠. 다만, 후발주자로 나선 인텔이 단기간에 선두의 기술력을 완전히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란 평가도 있습니다.

 

3) 우리가 간절히 바라는 그것

메모리 반도체의 강자 삼성전자가 한층 더 도약하려면 파운드리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 과제로 지목되는 것이 설계 자산(IP) 개선과 기술 경쟁력 확보인데요. 삼성전자는 TSMC에 비해 3나노 기술력이 1년가량 뒤처진 상황입니다. TSMC와의 경쟁에서도 항상 이러한 지점을 약점으로 평가받아 왔죠.

 

반도체 시장에서 IP(Intellectual Property)는 특정 기능이 미리 정의된 설계 블록을 의미합니다. 기술적 한계로 반도체 칩을 직접 개발하지 못할 경우, 다른 기업의 IP를 도입해 반도체 설계를 완성할 수 있는데요. IP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공정 기간을 단축할 수도, 고객사를 더 많이 확보할 수도 있습니다. 2022년 10월 기준 삼성전자가 보유한 IP 파트너는 56개, IP 포트폴리오는 4,500여 개였는데요. TSMC는 ‘IP 얼라이언스’를 운영하면서 5만 5,000여 개 이상의 IP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운드리를 비롯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반도체 공정의 일부로서, 칩을 포장하는 패키징이 새로운 승부수로 떠오르는 상황인데요. 반도체의 성능을 올리기 위한 기술력이 멈추지 않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삼성전자가 더 고도화된 반도체 생산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고급 패키징 같은 역량도 끌어올려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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