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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7년만에 돌아오는 쇼핑계의 큰손 (feat. 유커들의 방문)

by MINK1016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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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돌아오는 쇼핑계의 큰손 (feat. 유커들의 방문)
7년만에 돌아오는 쇼핑계의 큰손 (feat. 유커들의 방문)

 

지난 7일, 인천항에 입항한 커다란 크루즈 한 척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 4,000여 명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들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향한 곳은 전통시장과 면세점이었습니다. 수십 대의 관광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각종 먹거리부터 시계나 보석까지 수억 원에 이르는 상품을 쇼핑하고 갔다고 합니다.

 

중국인 관광객 ‘유커’들이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언젠가부터 종적을 감췄던 유커들이 다시 명동으로, 홍대로 발걸음 하고 있는 것입니다.

 

1. 길에서 중국어가 다시 들린다고?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여행한 중국인 관광객은 총 101만 5,10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만 4,220명) 방문객 대비 약 일곱 배 늘어났습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로 방한 외국인 1위를 차지하던 국가는 줄곧 일본이었는데, 올해 들어 중국이 일본을 누르고 다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면서 국내 유통업계도 화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유커들은 다른 나라의 관광객 대비 1인당 소비하는 금액이 큽니다. 한국에서 물건을 사재기한 뒤 중국에 돌아가 되파는 보따리상(따이궁)과 함께 한국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통했습니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북적였던 중국 노동절 연휴(5월 1~5일) 때 더현대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등의 중국인 결제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7.9% 증가했다고 합니다.

 

중국인들이 무비자로 관광할 수 있는 제주도는 유커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말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29만 2,5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709명)보다 백 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중국 관광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중국~제주 직항 항공편도 더 늘어난다고 합니다.

 

2. 그런데, 유커 발길 왜 끊겼었지?

2016년까지만 해도 매년 800만 명이 넘는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유커들이 한국에 와서 하는 엄청난 규모의 소비는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2016년 주한미군이 한반도에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체계인 사드를 배치하자, 중국은 “사드 레이더 때문에 중국 내부가 감시당할 수 있다”며 반발했습니다. 그리고 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리나라 여행이나 콘텐츠 등을 막는 ‘한한령(한류 금지령)’을 단행했습니다. 이 여파로 2017년 3월에는 한국으로의 단체 여행이 전면 금지됐고,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수는 반토막이 났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로 방한 여행객은 더 줄어들었습니다. 중국 정부가 해외여행 봉쇄령을 내리면서 하늘길이 막혔기 때문입니다. 다만 팬데믹이 끝나고 여행 제한 조치가 풀린 이후에도 중국인 관광객 수는 쉽사리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한국 단체 관광에 대한 제한은 풀리지 않은 데다, 중국의 경기도 예상보다 더딘 회복세를 보이면서 침체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2022년에는 중국 관광객이 23만 명까지 급감했습니다.

 

유커는 과거 한국 백화점과 면세점의 매출을 책임지는 핵심 고객이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화장품, 면세 업계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습니다. 그런데 유커들의 발걸음이 끊기면서 이들 업계도 지난 몇 년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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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몰리는 이유

그러다 지난해 8월, 중국 정부에서 중국인들의 한국 단체 관광을 허용했습니다. 단체 관광이 허가된 건 지난 2017년 3월 이후 6년 5개월 만이었습니다.

 

중국이 단체 여행의 빗장을 푼 것에는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등으로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그런데 관광 산업이 활성화되면 사람들의 소비 욕구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최근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한국이 ‘가성비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방문객이 느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최근 한국 원화 가치는 중국 위안화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전과 똑같은 양의 중국 위안화로 우리나라 상품을 더 많이 사게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이 한국을 비교적 저렴하게 여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4. 우리 경제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을 줘요. 국내 관광객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 숫자가 2017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이 약 0.6% 포인트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 100만 명이 방문하면 우리나라 GDP는 약 0.08% 포인트 늘어납니다. 매년 유커 800만 명을 유치한다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64% 포인트 상승하는 셈입니다.

 

유커들의 방문으로 특히 호황이 예상되는 업종은 화장품입니다. 한국 콘텐츠 열풍으로 한국의 피부관리 문화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화장품이 한국 관광의 ‘필수 쇼핑 품목’이 됐습니다.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한국 화장품이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도 한국 화장품의 인기에 한몫했습니다. 이제 한국에 여행을 오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올리브영 등 화장품 매장에 가서 한국 화장품을 대량 구매하는 게 일반적인 코스로 자리 잡았을 정도입니다. 올해 들어 국내 화장품 대표 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15.9%, LG생활건강의 주가는 17.5%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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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관광 부흥, 가장 중요한 건 중국과 일본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에는 국내 여행객 중에서 중국인과 일본인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습니다. 2019년 기준으로 연간 방한 관광객 중 중국인과 일본인이 53%에 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K-팝, K-드라마, K-푸드 등의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급격한 인기를 얻으면서 이제는 동남아시아, 유럽, 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이전까지 우리나라 관광업계는 중국의 관광 수요에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이제는 관광객들이 다양해진 만큼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2020년부터 목표로 내세워 온 ‘방한 관광객 2,000만 명’을 달성하려면 여전히 중국 관광객이 얼마나 회복될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관광업계의 분석입니다.

 

관건은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이 예전만큼의 소비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입니다. 올해 중국의 노동절 연휴 동안 중국인 관광객이 1인당 지출한 금액은 565위안(약 10만 6,000원)으로, 2019년 603위안과 비교하면 11.5%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아직 예전보다는 소비에 소극적이라는 뜻입니다. 과연 우리는 예전처럼 명동 거리를 유커들이 가득 채운 장면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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