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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마침내 베일 벗은 카멀라노믹스 (feat. 미국 대통령 선거)

by 트렌디한 경제 상식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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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베일 벗은 카멀라노믹스 (feat. 미국 대통령 선거)
마침내 베일 벗은 카멀라노믹스 (feat.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제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어쩐지 최근 들어 더욱 흥미진진하게 흘러가는 모양새인데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임 도전을 포기하면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에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4~5% 포인트가량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요.

 

그러자 해리스 후보가 내세우는 경제 공약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최근 해리스 캠프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경제 정책을 자세히 발표했는데, 트럼프 후보의 정책들과는 여러 면에서 극과 극으로 맞붙는 모습이에요. 지금까지 알려진 ‘카멀라노믹스(카멀라+이코노믹스)’는 어떤 모습인지, 정리해 봤어요.

 

1. 해리스노믹스, 핵심만 쏙쏙

1) 부자들 세금 올려야 해

해리스 후보의 경제 정책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법인세, 재산세 등 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을 늘리겠다는 부분이에요. 해리스 후보는 정부의 수입을 늘리기 위해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인상하겠다고 밝혔어요. 법인세율을 15%까지 대폭 낮추겠다고 말한 트럼프 후보와는 정반대의 방향이에요. 만약 미국의 법인세율이 28%까지 올라간다면,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법인세율(25%) 보다 높은 수준이 돼요.

 

고소득자에 대해 세금을 더 걷는 정책도 나왔어요. 1억 달러(약 1,336억 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한 사람에 대해 최소 25%의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방침이에요. 바이든 전 후보가 먼저 제시했던 정책인데, 해리스 후보도 그대로 지지하겠다고 밝혔죠.

 

2) 중산층을 살려야 해

해리스노믹스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중산층 강화’ 예요. 중산층은 ‘중간 정도의 자산을 보유한 계층’을 의미하는데, 중산층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안정됐는지가 나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쳐요. 중산층이 두껍게 형성돼야 상류층과 하류층의 비율이 줄어드는 셈이니 빈부격차가 완화한다고 볼 수 있죠.

 

해리스 후보는 부자와 기업에서 거둬들인 혜택을 중산층 이하의 시민들에게 나눠 준다는 구상이에요. 법인세를 적극적으로 줄여주겠다는 트럼프 후보의 정책과 대조되는 대목이죠.

 

구체적으로는 신생아가 있는 가정에 6000달러(약 800만 원) 세액 공제 혜택을 주고,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2만 5000달러(약 3340만 원)의 계약금을 지원하는 등의 다양한 방식이 제시됐어요. 해리스 후보 측은 약 1억 중산층 가정에 감세 혜택이 주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3) 치솟는 밥값 잡아야 해

최근 몇 년 사이 미국의 물가는 급격하게 올랐어요. 특히 주거비, 유류비, 식료품비처럼 생활에 필수적인 품목들의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민들의 어려움도 불어났죠. 일례로 식품 가격은 지난 2019년에 비해 약 27% 올랐어요. 치솟은 물가를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지가 이번 대선의 큰 이슈인 이유예요.

 

해리스 후보는 물가를 잡기 위해 식료품비를 집중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어요. 기업들이 식료품에 대해 ‘바가지 가격’을 씌우고 있다며, 이런 행위를 연방 정부 차원에서 엄격하게 규제하겠다고 밝혔어요.

 

4) 친환경 정책 지켜야 해

해리스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입장이에요. 바이든 정부는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친환경 에너지로 대체하는 정책들을 추진해 왔어요. 해리스 후보도 비슷한 친환경 정책을 대거 발표했는데,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모든 신규 자동차 절반을 전기차로 만들고, 대중교통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정책이 대표적이에요.

 

한편, 트럼프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180도 뒤집겠다고 밝혀 왔어요. 트럼프 후보는 친환경 정책이 에너지에 쓰는 비용을 늘려서 물가 상승을 초래했다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석 연료 사용을 다시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에요. 비용이 많이 드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루는 게 낫다는 거죠. 해리스 후보는 물가를 잡기 위해 거대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고, 트럼프 후보는 친환경 정책에서 힘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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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리스 당선되면 어떻게 될까?

1) 우리 기업들은 혜택 볼 거야

만약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북미 시장에 전기차나 배터리 등을 투자한 우리 기업들은 타격이 불가피해요. 바이든 정부에서 만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북미 시장에 전기차나 배터리 투자 등을 늘린 상태예요. IRA에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북미 지역에서 조립·생산된 전기차여야 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때도 북미에서 생산한 부품을 일정 비율 이상 써야 한다’ 등 조항이 있어서 우리나라 자동차·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짓고 있죠.

 

그런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IRA를 폐지하거나 보조금을 축소하겠다고 밝혔어요. 만약 IRA가 무력화된다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으려고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쏟아부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게 돼요. 반면 해리스 후보는 IRA 법안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여요. 국내 기업들은 계속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겠죠.

 

2) 어쨌든 재정 적자는 심해질 거야

두 후보의 공약 모두 미국의 국가 재정에는 긍정적이지 않아요. 둘 중 누가 당선되든,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는 악화할 가능성이 크죠. 재정 적자란, 정부가 세금으로 거둬들인 돈보다 쓴 돈이 더 많은 상태를 뜻해요. 정부는 세금을 걷어서 필요한 곳에 쓰고, 부족할 땐 국채를 발행해 파는 방법으로 빚을 내서 사용하는데요. 미국 정부는 최근 몇 년 사이 빚을 많이 늘리면서 재정 적자 규모를 키웠어요. 코로나19 대유행 직후부터 얼어붙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돈을 많이 썼죠.

 

재정 적자를 줄이려면 정부가 세금으로 벌어들이는 돈을 늘리고, 지출하는 비용은 줄여야 해요. 그런데 트럼프 후보와 해리스 후보는 각자 대상이 다를 뿐, 공통적으로 세금을 줄여주는 정책을 추구하고 있어요. 트럼프 후보는 법인세를 줄이겠다고 했고, 해리스 후보는 중산층 대상 세금을 줄이고 복지 제도는 확대하겠다고 밝혔죠. 모두 나라 살림에는 좋지 않은 결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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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포퓰리즘’ 비판도 나와요

해리스 후보의 경제 정책은 전반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더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통해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적극적인 기업 규제, 중산층 세금 감면, 복지 확대 등의 정책을 앞세우고 있으니까요. 

 

이번에 구체화한 해리스 후보의 경제 정책을 두고,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어요. 각종 감세 정책이 추후 더 심각한 재정 적자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죠. 실제로 한 비영리 연구 기관에서는 해리스 후보의 경제 정책이 모두 시행될 경우 국가 부채가 1조 7,000억 달러(약 2,273조 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죠.

 

한편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전체 유권자의 42%가 경제 문제에 대해 해리스 후보를 더 신뢰한다고 밝혔어요. 트럼프를 선택한 41%보다 1% 포인트 더 높은 수치죠. 엎치락뒤치락하고는 있지만, 일단은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해리스 후보. 과연 두 달 뒤 미국 시민들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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