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이 '로또'일 거예요. 바로 청약 로또요. 특히 이를 주도한 것이 바로 강남권의 분양가상한제인데요. 일명 분상제는 '이 가격 이상으로는 분양하지 마'라고 선을 그은 거예요. 그러다 보니 강남임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어 '청약 당첨되면 로또'란 말이 나온 거죠. 근데 이게 부작용이 속출해서 정부가 손을 본다고 합니다. 너무 묻지 마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죠.
1. 어떤 로또들이 있나?
바로 지난(26일) 디에이치 방배 청약이 시작됐어요. 여기는 분상제가 적용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없어요. 서초구청이 비교 대상으로 삼은 인근 지역 주택들 시세보다 비싸다는 판단 때문이에요. 즉 잔금 치를 돈이 없다면 바로 전세입자를 들여도 되는 거예요.
전용 84㎡ 기준 22억 원에 분양가가 책정됐는데요, 인근 신축 단지인 방배그랑자이의 같은 평형 매물이 지난달 28억 7000만 원에 거래됐으니, 당첨만 되면 앉아서 최소 5억~6억 원을 벌겠네요.
청담 르엘은 다음 달 분양 예정인데요, 평당 7209만 원에 분양가가 책정돼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 중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어요. 그래도 로또예요. 10억 원의 차익이 예상되거든요. 전용 59㎡ 18억 원대, 전용 84㎡ 24억 원대인데, 인근 ‘청담자이’ 국평이 6월 기준 32억 9000만 원에 거래됐거든요.
2. 어떤 부작용이?
올여름보다 더 뜨거웠던 것이 바로 '동탄 롯데캐슬'이었어요. 여기는 일명 '줍줍'이라는 무순위 청약이었는데요, 말 그대로 뺑뺑이예요. 운 좋으면 당첨되는 로또인 거죠. 그래서 국평 1 가구 모집하는 데 무려 294만 4천780명의 신청자가 몰렸어요. '한 번 넣어보자'는 심리였던 거죠. 왜냐면 여기 분양가가 2017년 첫 분양가로 공급돼 시세 차익이 10억 원가량 날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어요. 열풍이 너무 거세서 신청일을 하루 더 연장했을 정도예요.
동탄 못지않게 뜨거웠던 곳이 서초 반포의 래미안 원펜타스예요. 국평 기준으로 약 20억 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돼 일반공급에서 527.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어요. 게다가 3대 덕을 쌓아야 이룰 수 있다는 만점(84점) 통장 보유자가 최소 3명이 나온 거예요. 최저 당첨 가점도 137㎡ B형(69점) 1개 평면을 제외하고는 모두 70점을 넘겼고요. 이게 말이.
가점 만점을 받으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냐면요, 무주택 기간이 15년 이상(32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15년 이상(17점), 본인 제외 부양가족 6명 이상(35점)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해요. 요즘 같은 시대에 7명의 식구가 한 집에서 무주택으로 산다는 게 가능한가? 란 의구심이 증폭된 거예요.
아니나 다를까 서류 검토 결과 부적격 당첨자가 나왔어요. 그리고 막상 당첨되고 보니 자금조달이 너무 빡빡한 거예요. 설마 되겠어?라고 묻지 마 신청했다가 덜컥 붙어버린 케이스죠. 그래서 당첨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잔여 물량이 대거 발생했어요. 어떻게 보면 무분별한 신청자들로 인해 정말 당첨될만한 사람들의 기회가 박탈돼 버린 거죠.
3. 칼을 빼 들었다
정부가 '줍줍' 제도를 손 볼 예정이에요. 무순위 청약(줍줍)은 1·2차 청약에서 미달했거나 계약 포기 등으로 생기는 잔여 물량에 청약을 다시 받는 제도예요. 원래 로또 청약 열풍이 불던 2021년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줍줍에 참여할 수 있어'라고 제약을 걸었어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부동산이 다시 고꾸라졌죠.
특히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미분양이 우려될 정도로 시장이 침체하자 줍줍의 요건을 바꿉니다. 사는 지역과 주택 수와 관계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렇게 바뀌자마자 첫 적용된 아파트가 올림픽파크포레온이었고, 그래서 이 아파트 살리려고 쓴 수라는 말이 많았죠.
어찌 됐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며 로또 청약의 부작용이 발생하자, 정부가 '다시 빗장을 닫아야겠구먼' 고심 중이에요.
청약의 본질은 '내 집이 없는 무주택자가 시세보다 저렴하게 집을 구입할 수 있게 만든 제도'잖아요? 근데 유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고, 오히려 현금이 많은 사람이 가능하게끔 본질이 흐려지고 있으니 이를 손볼 때가 됐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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