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값이 반년 만에 떨어졌습니다. 하락 폭은 작지만 시장의 큰 흐름은 바뀌었다는 평입니다. 오늘은 ‘대출 규제 효과: 6개월 만에 첫 하락’에 대해 다룹니다.
1. 6개월 만에 첫 하락
전국 아파트값이 6개월 만에 0.01%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습니다. 최근 4주간 상승폭이 점차 줄다가(0.03% → 0.02% → 0.02% → 0.01%) 결국 하락세로 바뀐 겁니다. 0.01%로 하락 폭은 작지만,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다는 시그널을 보여줍니다. 대출 규제가 매수심리를 크게 쪼그라뜨린 결과입니다.
하락세가 두드러진 지역요? 광명, 송도, 미아 등 대규모 개발이 이뤄지는 수도권 특정 단지에선 분양가보다 최대 5000만 원 싼 ‘마피’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2. 대출 규제, 과거와 차이는?
2019년 12월 문재인 정부는 15억 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을 막고, 9억 원 초과 아파트의 LTV를 20%로 낮췄습니다. 그 결과 서울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거래량은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그 효과는 짧았습니다. 2020년 7월, 기준금리가 연 0.5%로 낮아 금방 가격을 회복한 겁니다. 하지만 이번 대출 규제는 다릅니다. 기준금리가 연 3.25%로 높고 스트레스 DSR¹⁾ 규제 등으로 실수요자까지 영향을 받아 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정부는 12월 2일부터 디딤돌대출도 규제해 수도권 아파트 대출 가능 금액이 최대 5500만 원 줄어들 전망입니다. 시중은행도 자체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요.
¹⁾ 스트레스 DSR: 미래의 금리인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고려해 현재 대출금리에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를 더해 대출한도를 정하는 겁니다. 2024년 9월 기준 수도권에선 가산금리 1.2% p(비수도권 0.75% p)를 적용합니다. 즉 대출로 마련할 수 있는 돈이 더 쪼그라드는 겁니다.
3. 눈에 띄는 흐름 3가지
현재 부동산시장에선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 매수자 관망세
강력한 대출 규제로 사람들이 주택 매수를 망설이고 있습니다. 올 9월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전월 대비 31.1% 줄어든 2만9545건으로, 2024년 기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2) 풍선효과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제한하자 제2금융권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올 10월 제2금융권 대출이 전달 대비 2조7000억 원 폭증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만 1조 2,000억 원 늘었습니다. 대출 규제를 피하려 높은 금리를 감수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겁니다.
3) 대출 오픈런 준비
일부 은행은 현재 비대면 주담대 등 신규 대출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단, 내년 초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을 ‘리셋’하면 여신 한도가 늘어날 거란 기대감에 대출 오픈런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주담대 신청은 60일 전부터 가능하여 현재 일부 은행은 올해 대출을 마감하고 내년분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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