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미국 거물이 한국에 온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식주’ 예요. 음식과 옷, 집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서예요. 그 중 어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집’이 되는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겠죠. 우리나라 주택시장이 언제나 뜨거운 관심사인 이유예요. 정치권에서도 집값을 예의주시하면서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곤 해요.
최근 우리 부동산 시장에서 아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어요. 약 130조 원의 자산을 관리하는 미국의 부동산 기업 하인즈가 이르면 올해 국내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에요. 외국계 부동산 기업들이 상업용 빌딩 등을 투자·관리하는 경우는 많았지만 국내 ‘집’ 사업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에요.
영국의 글로벌 부동산 기업인 M&G리얼에스테이트도 내년 상반기 우리나라 임대 주택 시장에 진출한다고 해요. 어떤 점 때문에 세계적 기업들이 한국 주택 시장에 잇달아 발을 디디는 걸까요.
2. 하인즈가 뭐죠?
우선 하인즈가 어떤 기업인지 알아볼게요. 하인즈는 1957년 미국 휴스턴에서 설립된 부동산 전문 기업이에요. 여러 나라의 땅을 사들인 뒤 개발하고 이를 되팔아 차익을 버는 거죠. 현재는 30여 개국에서 5000여 명의 전문인력이 일하고 있어요.
이들이 굴리는 자산의 가치만 130조 원에 달한다고 해요. 전 세계 부동산 기업 중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예요. 이르면 올해 안에 서울 핵심 지역에 주택용 건물을 직접 지은 뒤에 월세를 준다고 해요. 우리나라 임대주택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거죠.
글로벌 부동산 기업은 그동안 우리나라 부동산 관련 많은 사업을 해오긴 했어요. 다만 그 영역이 사무실·호텔·상가와 같은 상업용에 한정됐었어요. 하인즈의 ‘주택 시장’ 진출이 새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거예요.
3. 외국 기업의 주목을 받는 이유
우리나라 주택 시장에 외국계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월세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국토교통부 데이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2021년 90만 원에서 2024년 105만 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어요.
연간 서울 월세 거래량도 2021년 32만 7931건에서 지난해 44만 8490건으로 늘어났어요. 올해는 10월까지 거래량이 41만 3504건을 넘어섰어요. 가격도 높아지고 건수도 늘어나고 있는 셈이죠.
그동안 우리나라 사람들은 월세를 외면해 왔어요. 전통적으로 다달이 돈이 빠져나가는 월세보다 큰돈을 맡기고 주택을 빌리는 ‘전세’ 제도를 선호했기 때문이에요. 전세는 나중에 다시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이라 손해 보지 않고 집을 빌린다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전세 제도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어서 외국계 부동산 기업들도 주택 시장 진출을 꺼려왔죠. ‘전세’ 개념을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사업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4. 1인가구가 만든 신풍경
그러나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전세사기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일어나면서 전세 선호도 약해지고 있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민국 1인 가구는 783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5.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1~2인 가구로 범위를 넓히면 비중이 64%에 달했어요. 전통적인 4인 이상 가구는 370만 가구에 그쳤어요.
1인 가구는 전세자금과 같은 큰 목돈이 없기 때문에 월세를 선호한다고 해요. 또 최근 젊은 신혼부부와 같은 사회 초년생들을 상대로 전세 사기 범죄가 급증하면서 전세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 떨어지고 있어요. 계속해서 올라가는 전세 대출 이자도 ‘월세’ 전환에 힘을 싣고 있어요.
대한민국 월세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국제적 기업들의 진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앞서 언급한 하인 외에도 영국 보험회사 프루덴셜생명 계열 부동산 투자 회사 M&G리얼에스테이트도 주거 임대 시장 진출을 선언했어요. 한국의 월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전략이에요.
세계 3대 투자은행인 미국의 모건 스탠리와 미국 사모펀드 KKR, 영국계 자산운용사 ICG 등도 한국 임대 주택 시장 진출할 계획이에요. 모건스탠리는 서울 금천구에서 SK디앤디와 협업해 195실 규모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 중이고, KKR은 서울 영등포구 호텔을 고급 주거시설로 바꾸는 사업을 진행 중이에요. ICG는 서울 강남, 명동 일대 상업 부동산을 사서 주택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5. 좋은 걸까, 나쁜 걸까
세계적 기업들의 잇단 진출 선언에 우리 소비자들 반응은 나뉘어요. 긍정적인 입장에서 임대인(집을 빌려주는 사람)이 글로벌 기업이 되는 데 대한 환영의 뜻을 내비치는 사람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전세 사기 사건 이후로 신뢰할 수 있는 임대인이 무엇보다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반면 월세가 오를 것이란 부정적 견해도 존재해요. 세계적인 부동산 기업들이 저가의 임대 주택을 공급할 리는 없기 때문이에요. 양질의 임대주택이라는 장점도 있지만 비싼 월세에 대한 우려도 계속되는 모양새예요.
주택 시장에서 전세의 비중은 더욱 축소될 것이란 견해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어요. 최근 월세가 올라가면서 전세 물건을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도 많아졌다고 해요. 우리 주택 부동산 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변화하는 셈이에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안심하고 합리적 가격에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전세든 월세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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